난민 출신 챔피언 복서, 이흑산

난민 출신 챔피언 복서, 이흑산

난민 출신 챔피언 복서, 이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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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출신 챔피언 복서, 이흑산


대부분 귀화 선수들의 경우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활약하고 있는 한국프로리그에서 국내 선수로 인정받기 위해(혹은 프로팀의 요구로), 국가 차원의 스카우트로 또다른 도전과 더 나은 처우를 위해 귀화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본인의 목숨과 인생을 위해 귀화를 시도하고, 전자와는 다르게 굉장히 힘든 과정을 거쳐 대한민국 국적을 얻으려는 선수가 있다. 바로 복싱매니지먼트(이하 복싱M) 슈퍼웰터급 챔피언 이흑산(압둘라이 아싼, 춘천 아트복싱체육관 소속) 선수이다.

카메룬 출신인 이흑산 선수는 군부대 복싱선수 출신이다. 카메룬의 수도인 야운데에서 태어난 이흑산 선수는 부모 없이 할머니 슬하에서 자랐다고 한다. 어린 시절 가난했지만 복싱을 통해 열정을 토해냈고, 성인이 된 후에는 직업군인 겸 권투선수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입대를 했다.

군 선수로서의 삶은 힘들었다. 그는 정식 군인으로도, 정식 선수로도 대접받지 못했다. 군인이기 이전에 선수였기에 군사훈련을 받지도 못했고,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했으며 단지 군인 국제대회를 위한 선수로만 존재했을 뿐이었다.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처우가 좋을 리 없었다. 훈련 중 당한 부상을 치료하기 위한 지원을 해주지 않아 자비로 치료해야 했고 경기 대전료가 유일한 수입이었지만 군에서 그 절반을 가져갔다. 이흑산 선수는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부족한 수입을 메웠다고 한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이흑산 선수는 2008년, 군 몰래 민간복싱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결국 군에 걸린 그는 감옥으로 끌려가 두 달간 채찍질을 당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2015년, 이흑산 선수는 카메룬 대표로 당시 문경에서 개최된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했다. 대회가 한창 치러지던 다섯째 날, 그는 선수단 버스에서 내려 도망쳤다. 남북한으로 분단된 국가라는 것만 알았던 그에게 대한민국은 살기 위한 마지막 도전이었다. 탈영 직후 신청한 난민 신청은 거절당했다. 대한민국에서 난민 지위를 얻기란 너무 힘들었다. 신청 인원의 3% 안에 들지 못했다. 본국으로 송환된다면 사형까지 당할 위기였다. 하지만 다행히 그는 복싱을 그만두지 않았고, 한국챔피언에 오르면 난민지위를 인정받을 확률이 늘어난다는 소식을 들었다. 천안 아트복싱짐에서 운동을 시작한 그는 체계적인 훈련 자체가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다듬어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뛰어난 피지컬, 살고자 하는 절박함이 그를 더 성장시켰다.

2016년 데뷔전에서 판정승을 거둔 그는 2017년 5월, 복싱M 슈퍼웰터급 챔피언에 오른다. 그의 절박한 스토리는 언론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2017년 7월, 그는 대한민국 법무부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 난민 지위를 받았다 하더라도 이는 추방을 당하지 않을 뿐 아직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것은 아니다. 2017년 11월, 한국의 프로복싱협회 소속 선수로서 일본 선수와의 국제전(vs 바바 카즈히로 3회 KO승)을 치르기도 했던 그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국적을 갖는 것을 꿈꾸고 있다 밝혔다.

이흑산 선수는 2018년 현재, 세계복싱협회(WBA) 아시아타이틀 매치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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